올해 초 지인에게서 미국 주식 얘기를 처음 제대로 들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S&P500 신규 편입 종목을 미리 예측해서 분산투자하는 전략이 있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고, 피터 틸과 낸시 펠로시 같은 인물들이 전력주를 조용히 사모으고 있다는 것도 그때서야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새삼 맞더라고요.

내부자 매수, 이걸 보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지인과 대화를 나누면서 제가 처음 꽂힌 건 '내부자 매수(Insider Buying)'라는 개념이었습니다. 내부자 매수란, 해당 기업의 경영진이나 이사회 멤버가 자사 주식을 자기 돈으로 직접 사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회사 속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자기 주머니를 털어 주식을 산다는 신호입니다.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만약 어떤 회사의 내부자가 자사주를 산다면, 이보다 확실한 긍정 신호는 없다"고요. 제가 처음 이 말을 접했을 때는 그냥 흘려들었는데, 실제로 데이터를 찾아보고 나서는 완전히 다르게 읽혔습니다.
8월과 9월 사이, 미국 전력 발전 대장주인 비스트라(Vistra Energy)의 CEO가 3회 연속 자사주를 매수했습니다. 약 12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5억 원 규모입니다. 컨스텔레이션 에너지(Constellation Energy) 역시 이사가 같은 시기에 매수 공시를 냈습니다. 두 회사 모두 2024년 S&P500 전체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던 종목인데, 올해는 고점 대비 30% 이상 빠진 상태였습니다. CEO가 그 시점에 굳이 자기 돈을 넣었다는 게 단순한 우연으로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내부자가 산다고 무조건 바닥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더 떨어지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제가 이걸 보고 바로 매수 버튼을 누른 건 아니고, 일단 눈여겨봐야 할 리스트에 올려두는 수준으로 접근했습니다.
- 비스트라(Vistra Energy): CEO 3회 연속 매수, 약 15억 원 규모, 2024년 S&P500 수익률 2위 종목
- 컨스텔레이션 에너지(Constellation Energy): 이사 매수 공시, 2024년 수익률 10위, 원전 기준 1위 발전사
- 두 종목 모두 현재 고점 대비 약 30% 조정 상태에서 내부자 매수 발생
S&P500 편입과 펠로시·피터 틸이 움직인 이유
지인과 함께 S&P500 신규 편입 종목을 예측해보는 전략을 공부하면서, 제가 직접 겪어보니 이게 생각보다 훨씬 복잡했습니다. 나이키가 지수에서 퇴출 수순을 밟는 걸 보면서 반대로 편입 가능성이 있는 종목을 AI로 찾아봤는데, 솔직히 아직은 많이 부족했습니다.
S&P500 편입이란, 미국을 대표하는 500개 대형 우량주 지수에 새롭게 포함되는 것을 말합니다. 지수에 편입되면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수십조 원 규모의 패시브 펀드가 자동으로 그 주식을 사야 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주가가 추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타이밍에 낸시 펠로시(Nancy Pelosi)가 움직였습니다. 8월 24일 공시 기준으로, 연료전지 전력 대장주 블룸 에너지(Bloom Energy)를 주식과 콜옵션을 반반씩 배분해 약 500만 달러, 우리 돈 약 67억 원 규모로 매수한 것입니다. 콜옵션이란 미래 특정 시점에 정해진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단순 매수보다 더 강한 상승 베팅을 한 셈입니다.
그 직후 블룸 에너지의 S&P500 편입 소식이 나왔습니다. 미국 커뮤니티에서는 "다 알고 산 거다"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올 정도였습니다. 펠로시가 바이든 행정부 시절 하원의장으로 권력 서열 3위까지 오른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의혹이 계속 따라붙는 것도 이해가 되는 부분입니다(출처: 미국 하원 금융공시 시스템).
피터 틸(Peter Thiel) 역시 빠질 수 없습니다. 페이팔 공동창업, 팔란티어 공동창업, 페이스북·스페이스X·앤스로픽 초기 투자로 업계에서 거의 전설적인 위치에 있는 인물입니다. 그의 공개 포트폴리오 틸 매크로(Thiel Macro)를 보면, 이번 2분기에 매수한 8개 종목 중 7개가 에너지·전력 관련이었습니다. 앞서 공개 주식을 전량 매도한 뒤 다시 시장에 복귀했는데, 하필 전력주로만 채웠다는 것입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저는 어떻게 생각했는가
이 모든 걸 알고 나서 솔직히 든 첫 번째 감정은 박탈감이었습니다. 펠로시는 정치 네트워크로, 피터 틸은 실리콘밸리 인맥으로 이미 정보를 알고 들어오는 구조라면, 이건 아무리 공부해도 이길 수 없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신호를 아예 모르는 것과, 알고 참고하는 것은 다르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워런 버핏의 후계자로 지목된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새 CEO도 최근 일본 출장 인터뷰에서 "AI 인프라에서 핵심 병목은 전력"이라고 강조했고, 버크셔 자회사 에너지 부문을 통해 전력 기회를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출처: Berkshire Hathaway 공식 사이트). G20 혁신 회의에서도 일론 머스크, 앤스로픽 공동창업자 등이 공통으로 꺼낸 키워드가 '전력 부족'이었습니다.
결국 제가 도달한 생각은 이겁니다. 주식의 본질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인데, 발바닥에서 사서 정수리에 팔기를 원하는 건 신이나 세력의 영역이고, 현실적으로 일반 투자자가 할 수 있는 건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파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조차 올라가면 더 오를 것 같아서 못 팔고, 내려가면 공포가 와서 손절해버리는 게 사람의 심리입니다. 제 경우에도 그랬습니다.
그래서 지금 제가 내린 결론은, 거물들의 매수 시그널을 '언제 살 것인가'의 근거로만 쓰는 게 아니라 '어떤 흐름에 올라타야 하는가'를 파악하는 용도로 쓰겠다는 것입니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라는 큰 방향성은 펠로시도, 피터 틸도, 버크셔도 같이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 방향 안에서 전력 관련 ETF처럼 분산된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저처럼 정보력이 부족한 개인 투자자에게 가장 현실적인 경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낸시 펠로시 주식 매수 공시는 어디서 확인할 수 있나요?
A. 미국 하원의원과 그 배우자의 주식 거래는 미국 하원 금융공시 시스템(disclosures.house.gov)에서 의무 공시됩니다. 펠로시는 현역 의원이 아니지만, 재직 중 공시 내역은 여전히 조회 가능합니다. 실제로 이번 블룸 에너지 매수도 8월 24일 공시를 통해 확인된 내용입니다.
Q. S&P500 지수 편입이 주가에 왜 영향을 미치나요?
A.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와 ETF가 전 세계적으로 수십조 원 규모에 달합니다. 어떤 종목이 지수에 새로 편입되면 이 모든 펀드가 해당 주식을 의무적으로 매수해야 하므로, 편입 발표 직후 단기간에 추가 수요가 몰리는 구조입니다. 블룸 에너지도 편입 소식이 나오면서 주가에 추가 상승 모멘텀이 붙었습니다.
Q. 내부자 매수가 나왔다고 해서 바로 따라 사도 되나요?
A. 내부자 매수는 긍정적인 신호인 경우가 많지만, 매수 이후에도 주가가 더 떨어지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피터 린치도 이를 '가장 확실한 긍정 신호'라고 표현했지 '확실한 상승 보장'이라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접근하는 방식은 내부자 매수 종목을 관심 리스트에 올려두고, 추가적인 거시 환경이나 펀더멘털을 따로 확인한 뒤 판단하는 것입니다.
Q. 전력주 ETF로 분산투자하는 게 개별주보다 나은 이유가 있나요?
A. 전력 섹터 안에서도 연료전지, 원전, 가스 발전 등 세부 분야가 다르고, 어떤 종목이 다음 사이클의 주도주가 될지 미리 특정하기는 어렵습니다. ETF는 블룸 에너지, 비스트라, 컨스텔레이션 에너지 등 주요 종목을 한 번에 담기 때문에, 특정 종목의 리스크를 줄이면서 전력 섹터 흐름 자체에 올라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보력이 부족한 개인 투자자에게 현실적인 선택지가 됩니다.
결론
피터 틸, 낸시 펠로시, 버크셔 해서웨이 후계자, 전력 발전 대장주 CEO들이 같은 시기에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사실은 단순한 우연으로 넘기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이것만 보고 덜컥 매수하는 건 위험합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거물들의 시그널은 방향을 확인하는 나침반 역할은 하지만 매수 타이밍을 알려주는 신호탄은 아니었습니다.
정리하면, 전력 섹터는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라는 구조적 흐름 위에 있고, 그 안에서 내부자 매수와 대형 투자자의 움직임이 겹쳐지고 있습니다.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겠다는 마음가짐과 강한 멘탈로 기다리는 것, 그게 일반 투자자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지금은 생각합니다.